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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일부 조기인출 허용 첫날 300만명 몰려
페루는 이미 시행…콜롬비아도 관련 법안 발의
“연금 재정 위협, 노후 보장 기능 약화” 비판도
칠레에서 퇴직연금의 10%까지 인출이 허용된 첫날인 30일(현지시각) 수도 산티아고에서 많은 사람이 인출 신청을 위해 관리 회사 앞에서 줄을 서 있다. 산티아고/EPA 연합뉴스
코로나19 충격으로 휘청이고 있는 남미 국가들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후 대비용 퇴직연금을 깨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칠레에서 퇴직연금의 10%까지 인출이 허용된 첫날인 30일(현지시각) 300만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퇴직연금 인출에 나섰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주 야당 주도로 의회가 경제 살리기를 명분으로 연금의 10%까지 미리 찾아 쓸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것이다. 통신은 이날 날이 밝자마자 수많은 사람이 직접 돈을 인출하기 위해 몰려나와, 수도 산티아고의 퇴직연금 관리 회사 건물 주변에 긴 대기줄이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페르난도 라랭 퇴직연금관리기업협회 회장은 “오전 몇 시간 만에 110만명의 회원이 퇴직연금 인출 신청을 마무리했다”며 “회원들이 돈을 받기까지는 신청일로부터 열흘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가입자 전체가 적립금의 10%를 돌려받는다면, 중도인출 총액은 200억달러(약 23조8천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스페인계 <에페>(EFE) 통신은 추산했다. 코로나19로 경제 사정이 악화되면서 칠레 의회는 지난주 야당 주도로 연금의 10%까지 미리 찾아 쓸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은 연금 재정 악화 등을 내세워, 퇴직연금 대신 공적 자금으로 지원책을 마련하자고 촉구했지만, 집권 연정에 참여한 정당 소속 일부 의원들도 법안 통과에 동조했다. 퇴직연금을 깨 경제를 살리려는 조처는 지난 4월 페루에서 먼저 시행됐으며, 콜롬비아에서도 이날 퇴직연금의 10%까지 인출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의회에 제출됐다. 이 법안은 퇴직연금 인출 자격을 실업자나 자영업자에게 한정하는 내용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칠레와 페루, 콜롬비아는 브라질과 함께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세계 상위 20개국에 든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연금 일부 인출로 소비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퇴직연금을 건드리는 걸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향후 퇴직연금 지급액이 줄면서 노후 보장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게다가 퇴직연금의 조기 인출 허용은 금융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미 많은 국가에서 퇴직연금이 정부 발행 채권과 주식을 사들이는 주요 투자기관이기 때문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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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31, 2020 at 02:5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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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살리자고 퇴직연금까지 깨는 남미 : 국제일반 : 국제 : 뉴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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