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스레터로 연 수입 4만5000달러(약 5370만원)을 버는 28살 법대생이 있다. 미국의 네이선 탱커스가 주인공. 아이비리그대학을 다니는 것도, 금수저도, 경제학 전공도 아니다. 그런데 그의 경제 뉴스레터를 1년에 많게는 500달러(59만원), 최소 100달러를 내고 구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경제로 밥을 먹고 사는 전문가들이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부터 재무부 현직 관료도 포함돼있다고 한다. 경제 전문 매체 블룸버그통신에서 최근 그의 스토리에 주목한 이유다.
블룸버그는 “탱커스의 구독자들은 그에게 경제학 학위가 없다는 사실 따위는 개의치 않는다”며 “독학으로 경제학을 마스터한 그가 경제 전문가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현재 뉴욕 맨해튼의 존 제이 대학에서 형사법을 전공한다. 존 제이 대학은 사이버 범죄학 분야에서 수위를 달리는 곳이다.
탱커스의 뉴스레터 시리즈 제목은 ‘위기에 대한 단상(Notes on the Crises)’이다. 일단, 길다. 샘플로 나온 뉴스레터 한 통은 2만2298자에 달했다. 이 한 통을 쓰기 위해 그는 밤을 새우는 일도 허다하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시작은 미약했다. 2015년부터 트위터 등 인터넷에 자기 생각을 적기 시작했다. 그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Fed가 전례 없는 양적 완화(QE)에 나서면서 그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면서 그의 비(非) 경제학 배경이 더 주목받는 측면도 있다. 정통 경제학자가 기존의 법칙과 패턴에 매몰돼있을 때, 탱커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가 지난달 23일 발행한 뉴스레터를 보면 정치와 경제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주제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인 조셉 바이든 전 부통령의 경제 정책 전망인데, 그의 경제 참모 중 핵심 3인을 추려 그들의 경제학적 배경과 주장 등을 풀어내는 식이다. 경제학적 이론과 지식, 숫자로 탄탄히 무장했다.
살림살이는 확실히 나아졌다. 미국인치고는 드물게 20대 후반에도 부모님과 함께 살던 그는 올해 독립 자금을 마련해 지금은 혼자 살고 있다. 그는 “곧 (현재 4만5000달러에 더해) 2만 달러 이상의 구독료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며 “강연 등의 기회까지 생겨서 이제 뉴스레터만으로 먹고 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July 11, 2020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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