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의식 작용 구매 열풍…판매액 작년 275억·올해 850억
5만원권 경조사비 사용 새 풍속…시 "9월에 카드형도 도입"
(제천=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오랜 세월 지역경제의 버팀목이던 시멘트와 철도산업의 쇠퇴를 속절없이 지켜보던 충북 제천은 2017년 12월 너무도 큰 아픔을 겪었다.
29명이 숨진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로 지역 전체가 트라우마에 빠졌고, 경제는 더 곤두박질쳤다.
막막했던 지역경제에 희망이 움튼 것은 지난해다.
제천시가 작년 3월 지역 내 소비 진작과 자금의 역외유출 방지를 위해 도입한 지역화폐(제천화폐 모아)가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공무원과 기관·단체, 기업이 솔선해 지역화폐를 구매하자 시민들이 뒤따랐다.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도 하루가 멀다하고 늘었다.
4% 할인된 가격에 구매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고, 가맹점도 수수료 부담이 없다 보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었다.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공동체 의식이 작용하면서 제천화폐 모아 열풍이 불자 제천시는 신규 발행에 비지땀을 흘렸다.
시는 당시로는 드물던 5만원권까지 선보였고, 5천원권과 1만원권, 5만원권 등 3종의 모아를 현금 1만원권 크기로 제작했다.
5만원권 제천화폐를 경조사비로 사용하는 공직자들이 늘어나고, 병원 입원·치료비, 학원비에 택시·대리운전 요금까지 제천화폐로 결제하는 새 풍속이 생겼다.
출산축하금, 임신축하금, 셋째 자녀 이상 아동양육비 등 출산지원금을 제천화폐로 지급했고, 젊은 층의 대금 결제 방식에 부응하기 위해 모바일 모아도 선보였다.
지역화폐 사업의 성공 사례로 손꼽히면서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인구 13만5천명의 중소도시인 제천시는 지역화폐 발행 첫해인 지난해 275억원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올해도 제천화폐 모아의 고공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예기치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속에서도 지역화폐가 힘이 되고 있다.
애초 4%에서 지난해 10월 6%로 상향됐던 제천화폐 구매 할인율이 지난 3월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8%로 오른 뒤 한 달 뒤 10%로 추가 인상되면서 제천화폐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제천화폐 사용해 익숙해 있다 보니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제천화폐로 지급받는 시민들도 많았다.
송은용 제천화폐팀장은 "10% 특별할인과 함께 구매와 사용이 확 늘었고, 특별할인과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제천화폐를 사용하지 않았던 분들도 인지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제천시의 지역화폐 판매액은 재난지원금을 포함해 850억원이다.
지난달까지 재난지원금을 제외한 판매액은 550억원으로 인구가 6배나 많은 청주(505억원)보다 많다.
시는 그동안 6만여명이 제천화폐 실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송 팀장은 "시민 모두 마음을 모은 덕분에 제천화폐 유통이 활성화하고 있다"며 "결제 방식 다양화를 위해 오는 9월께 카드형 제천화폐를 도입하고 부정유통 차단에도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화폐 모아 가맹점은 7천300곳이며, 개인 월 구매 한도는 70만원(모바일은 30만원)이다.
jcpar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7/26 08:00 송고
July 26, 2020 at 06: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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